'오가닉 테라스'는 울 가족이 좋아하던 브런치 카페였는데 예전에 리뉴얼을 할 때 기묘한 인연으로 울 와이프의 초크아트 작품이 메뉴판으로 걸리게 되었다.


이게 참 사연이 재밌는데...

벌써 삼년쯤 전이지 싶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때라 어디 외식 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은 참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가격도 착했다. 주인이나 직원이나 모두 친절 하셨고.


그러던 와중에 동네 커뮤니티 카페에 '오가닉 테라스'주인장님이 글을 올렸는데 내부 리뉴얼을 하는데 메뉴판을 초크아트로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그때도 절대적인 기준(경력)으로 따지면 와이프는 초크아트 초보였는데 내가 볼 땐 이미 초보의 실력이 아니었기 때문에......뭐랄까 작은 초크아트 소품들 말고 좀 큰 작품으로 경험을 쌓게 하고 싶었던 때였다.


근데 울 가족이 좋아하던 카페의 메뉴판이라니!? 좋은 기회다 싶어서 내가 쪽지를 보냈다. 작업비도 필요 없으니 맡겨보시지 않겠냐고. -_-;;;;;; 그 전까지, 그 이후로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달라들었던 적이 없던것 같다. 원래 그런 성격도 아니고. 


암튼 욕심이 있었다. 와이프한테는 더 큰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고, 그게 좋아하던 카페여서 더욱 그랬고...




사실 조심스러웠다. 와이프한테는 경험을, 오가닉테라스는 초크아트메뉴판을 갖게 되니 윈윈이라고 생각해서 내민 제안이었는데 맘에 안들면?? 서로간에 참 난처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와이프의 실력을 믿고 신뢰 하긴 하지만 취향의 문제라면 그게 또 다른 얘기가 되니까. (근데 나름 좋아하던 카페였기 때문에 취향 부분도 거리감이 크진 않으리라 판단하긴 했다)



그리고 무보수를 획책-_- 했던 내 뜻은 오가닉테라스 사장님이 과일바구니 안에 봉투를 놓고 가시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참 감사했지만 사실 큰 경험도 없는 초보를 믿고 맡겨서 경험을 하게 해주신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참 그럴 타이밍을 놓치고 나니 돌려드리기도 민망.... 암튼 그럼 이유로 뜻하지 않게 상업작품 1호가 된 초크아트이다.



게다가 이 작품을 할 때 아이가 감기를 크게 걸리는 바람에 진도나가기도 무척 힘들었다. 결국 메뉴보드까지 통채로 짐을 싸들고 부모님댁에 가서 아이를 좀 맡겨놓고 진행.



와이프도 이런 저런 어려움은 있었지만 평소 좋아라 하던 카페의 메뉴보드이다 보니 들떠서 한 모양.



다 완성하고 나서 뿌듯하면서도 '맘에 안 들어 하시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고 재밌게 했던 초크아트 메뉴판이다. 



지금은 아쉽게도 브런치카페는 안 하시고, 손수 재배한 수세미로 효소와 미스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계신다. 모듬짱아찌도.

(원래 카페 하실 때도 같이 하셨던 것. 메뉴에 같이 나오는 모듬짱아찌가 참 맛났는데)


블로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http://blog.naver.com/jjey1022 이리로.


Posted by sar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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