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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1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분단을 바라보다

- 오두산 통일전망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659)

- 방문일 : 2013년 9월

- 입장료 : 어른 3,000원, 학생 1,600원, 경로.유치원 1,000원

- 주차료 : 승용 2,000원(통일동산 공용주차장)


파주쪽은 우리가족 단골나들이 지역이다. 집과는 거리가 꽤 있음에도 가는 도로가 막히지 않기 때문에 운전대를 잡은 내가 선호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같은 두시간 운전을 해도 씽씽 달리는 2시간과, 막히는 도로의 2시간은 피로도에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운전자라면 다들 알 것이다)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파주쪽이 당일 나들이 하기 좋은 곳이 많기도 하다. 헤이리예술마을도 그렇고 프로방스 마을, 임진각과 평화누리공원, 신세계아울렛도 있으니 말이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위에 열거한 곳들을 가며 오며 항상 '가봐야지...' 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9월. 여름인지 가을인지 알 수 없는 주말 아이들과 함께 방문.


모르고 갔는데 오두산 통일전망대 까지는 단체로 온 버스가 아니면 승용차 진입이 불가하다. 진입로 입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통일동산 공용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셔틀버스는 무료이고, 통일동산 주차장은 소형차 2천원의 주차요금이 있다)



주말이 아니면 찾는이가 그리 많지 않을듯 하다. 주차장은 넓고 자리는 넉넉하다. 그리고....뭔가 황량한 느낌.

아무튼 저쪽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린다. 배차간격은 15~20분 정도이다. 



사촌누나 한테 얻은 둘째 녀석의 선글라스. 티 안내는 척 하지만 은근히 좋아한다. ㅎㅎ

버스를 타면 통일전망대 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5분이내 걸리는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려 매표를 하고 들어서면 바깥쪽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셨고 해방 후 김일성에 의해 희생되신 고당 조만식 선생의 동상이 있다. 동상 뒷편으로 바라보면 북한땅이다. 아이들이 들고 있는 것은 동상 주변에서 잡은 잠자리.


- 잠자리는 잡으면 잠시 갖고 있다가 놔준다. 보통은 돌맹이나 작은 지푸라기 등을 움켜쥐게 하는 놀이를 한다. 손가락 사이에 날개를 끼우고 잠자리 다리를 작은 돌에 가져대면 잠자리들이 이 돌맹이를 움켜쥐는 습성이 있다. 아이들한텐 참 신기한 일인가 보다. 오래잡고 있지 않고 놔주게 하는 것은 손가락 사이에 오래 끼고 있으면 그 힘이나 특히 땀에 의해 날개가 상하게 된다. 그래서 보통 2~3분 정도 잡고 놀면 놔준다. 처음 잡았을 때 이유를 설명해주고 그리 하게 했더니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한다 -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입구이다. 건물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다. - 하긴 북한이 코 앞인 전망대 용도의 건물을 크게 지을 필요는 없지.



통일전망대 건물로 들어서 로비층에서 기념사진 한 방. 



1층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기념 사진전 같은게 하고 있었다. 예전에 처음 이산가족이 상봉할 때 봤던 티비화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벽에 걸린 사진들은.... 안타깝고, 안타깝고, 안타까웠다. 


'이산가족이 뭐예요?'


묻는 큰녀석에게 우리가족의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었다. 아득한 표정이 되던 아이는 '그냥 만나면 되잖아요' 한다.

그래 그냥 만나면 되는 일이지. 초등학교 1학년이 아는 것을 남과 북의 어른들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지.


중앙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과 문장이 있는데 윤보선, 최규하 2명의 전직 대통령은 빠져 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해선 내가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선입견을 줄 듯 해서 깊이 설명하지는 않았다. 

조선왕조야 하나의 핏줄이 대를 이어 왕이 되니 좋은 왕, 나쁜 왕, 이상한 왕들이 복불복으로 나올 수 있다 생각하지만 국민들이 뽑는 대통령들 조차 그런 것을 보면..... (하긴 심지어 몇은 국민들이 뽑지도 않았지)



이제 계단을 올라 3층의 전망대로 들어섰다. 북한쪽을 향해 있는 쪽은 전체창으로 조망이 수월하게 되어 있고, 망원경들이 늘어서 있다. (500원 -.-) 이 조망용 망원경들은 이곳 뿐만 아니라 옥상과 외부 테라스 곳곳에 있다.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조망되는 지형을 설명해 놓은 상황판을 보면 주변 지형이 쉽게 이해된다. 오두산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울 큰아이 머리쪽이 한강쪽 건너편인 김포시 하성면이고, 사진 윗쪽이 북한땅인 황해서 개풍군이다. 


통일전망대쪽의 강가에서 북한땅은 직선거리로 약 2km 남짓이고, 임진강 윗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사진상의 우상단) 그 폭이 겨우 400미터 남짓이다. 수영을 할 줄 아는 이면 충분히 헤엄을 쳐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더군다나 이곳은 강의 하류로 조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얼마전 월북을 시도하다 사살된 남성이 바로 이곳을 통해 북으로 건너가려 했다. (사살된 것 갖고는 외국에서는 '뭐 북한이랑 남한이랑 똑같네?' 하는 반응이라는 말이....)



열심히 지형도를 보며 토론? 하는 아이들. 

이 지역은 지형의 특성 때문에 지금도 군사적요충지이지만 삼국시대에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현재도 오두산성의 흔적이 남아 백제 유물이 발견되고 있으며, 고구려와 백제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관미성이 바로 오두산성일 가능성도 높다 한다.



지형 해설이 나온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자리에 아이들과 자리에 앉았다. 해설은 눈앞에 조망되는 지형을 기본으로 설명되므로 쏙쏙 귀에 들어온다. 가급적 들어보길 권하고 싶다.

건너편의 북한 땅에도 마을이 있는데 완전민가는 아니고 선전용가옥이나 군인들의 관사들이 많다 한다. 그나마 최근 심화된 북한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지붕이 없는채로 방치된 가옥들도 있다고 한다.



날이 비교적 맑아 육안으로도 북한땅이 선명히 보이고 망원경으로 살피면 집들은 물론 사람까지도 관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기척은 별로 없다). 통일전망대를 방문 하실 분들은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가는게 좋을듯 하다. 여기까지 와서 '저 안개속 어딘가 있으려니....'하고 가면 얼마나 아쉬울까.



이렇게 바깥쪽에서도 또 보고, 보고.....



위와 같이 강바닥이 많이 드러나 더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사진 윗쪽의 손에 닿을 듯한 곳이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



옥상에서 반대쪽을 보면 저 멀리 언덕위에 커다란 기와 건축물이 보인다. 이곳도 오며가며 계속 봐왔기에 무슨 곳인가 싶었는데....

아직 미완성인 '고려역사관(고려대전)'이다. 이곳은 원래 역대 고려왕의 위패를 모시고(조선의 종묘정전과 같은...) 박물관 같이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는데 예산확보를 못해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한다. (그 시작이 1995년이었다 하니 몇써 십몇년째 지지부진.....)


고려는 바로 조선의 전신이고 조선과 비슷한 500여년의 기간동안 왕조를 이어왔는데, 조선은 물론 삼국시대 보다도 일반인들이 모르는 것 같다. 정말로 생각해 보니 그렇다. '태정태세문단세.....'는 다 외우면서 고려의 왕은 태조 왕건이나 망하기 직전인 공양왕, 공민왕, 우왕, 창왕을 빼면 아는 왕들이 없다. 그나마도 이름이나 아는 거지.


정말로 어째서 이렇게 고려사가 방치되게 된걸까? 여러가지 이해타산의 문제는 있겠지만 저정도로 건물이 올라간 이상 중앙정부에서도 지원책을 마련해 완공해 줬으면 좋겠다. 


백제박물관도 여기저기 있고, 신라박물관도.... 심지어 가야박물관도 있는데 변변한 고려박물관을 본적이 없는것 같다.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백제문화축제도 하고 그러던데. 다시 생각해 봐도 참...고려사는 왜 이리 잊혀 지고 있는건지. 



전망대 조망후에는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분단의 현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전시공간에는 우리 뿐만 아니라 예전에 분단국에이었던 독일과 예멘등에 대한 설명들도 있다. - 내가 어릴적만 해도 동독/서독, 남예멘/북예멘도 있었는데 -



북한아이들의 교실을 재현해 놓은 공간이다. 내 어릴적 교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북한의 가정집을 재현해 놓은 공간. 이쯤되면 둘째 녀석은 덥고 힘들다며 조금씩 땡깡을 피우시 시작한다. 오늘의 땡깡메뉴는 아이스크림이었다.


이 공간을 지나면 마지막으로 한반도모양의 파란 메모지에 통일에 대한 염원을 적는 방이 있다. 온 벽이 통일에 대한 염원으로 가득차 있다. 

큰 녀석도 '통일이 되고 싶다' 써서 벽에 걸어 놓았다.



그러나.... '두둥!' 통일의 염원속에서 고고히 홀로 빛나는 둘째 녀석의 소원을 보라. 백설이 만건곤 할제 독야청청 하는 기상이라니...크흑....




다음에는 고성 통일전망대에도 함 가봐야겠다. (아이스크림 먹여서....)




Posted by sar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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