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아홉번째 용의 귀환. 숭릉(崇陵)....(동구릉1)
콧구멍에바람/신들의정원 2013. 6. 9. 02:43 |연휴 첫날이던 5월 중순 어느날. 느즈막히 일어나 아이들과 외출 준비.
춘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출발. 헐...고속도로를 탈 수도 없었다. 이건 무슨 피난길도 아니고....
급히 운전대를 돌려 동구릉으로. 미공개능 이었던 숭릉이 개방되었단 소식을 들어서 안그래도 가보려던 참이라.
동구릉에서도 몇십분을 주차대기를 하며 어렵게 주차.
동구릉 안내도. 안내전단에는 재실을 지나 쭉 직진해서 처음 나오는 수릉(추존 문조의 능) 부터 반시계방향으로의 관람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그동안 비공개지역이였던 숭릉을 보는 것이 주 목적이므로 그 코스와는 정반대로 진행하기로.
숭릉은 위 이미지에서 가장 좌측상단의 능인데 비공개지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능에 비해 따로 떨어져 있어 아무래도 관람동선에 불리함이 있다.
어쨌든 첫번째는 좌측상단의 숭릉부터 시계방향으로..... 9개의 능이지만 그냥 쉬엄쉬엄 볼 수 있는 곳 까지만 하기로.
매표소를 지나면 우측에 보이는 역사문화관이다. 예전에는 없었던것 같은데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정비를 하면서 통일되게 만든 것 같다. (그러고보니 숭릉과 마찬가지로 새로 공개된 사릉에는 없었다)
역사문화관 내부에는 조선왕릉의 분포도가 있다. 조선왕릉은 대부분 예전 한양에서 30km 이내의 거리이니 현재의 서울시내나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에 있다. (물론 장릉(단종)과 융.건릉(추존 장조(사도세자)/정조)등의 예외도 있다)
터치패널로 조선왕릉의 구조에 대해 공부해 볼 수 있다. 마침 아이들과 요즘 공부중이었는데 좋은 복습이 되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벽면에는 각 능의 조성과 천장등의 역사에 대해 기록되어 있고, 조선왕릉의 내부구조와 조성방법에 대한 시청각자료가 나오고 있다.
역사문화관을 나오면 큰 홍살문을 지나 이렇게 큰 숲길을 조금 걷다 보면 우측에 재실이 나온다.
앗...이럴수가 동구릉 재실은 개방하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문틈으로 들여다보고 있자니 둘째놈이 '저쪽 옆으로 돌아가면 된다구요~!' 하면서 자꾸 재촉한다. 그럴리가 있겠냐며 무시했더니 자꾸 돌아가면 들어갈 수 있다고 잡아 끈다.
까불랑까불랑 앞장서는 둘째 녀석. 반신반의하며 따라가니 측면의 쪽문을 봐뒀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문도 닫혀 있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옆촉의 담은 밖에서는 매우 낮아서 재실 내부가 훤히 보인다. 아쉬운대로.....
이제 숭릉으로 발길을 옮긴다. 대부분의 왕릉이 그러하지만 숭릉으로 향하는 길은 동구릉내의 다른 어떤 릉보다도 호젓한 숲길이다. 이제 공개되었다고는 해도 관람객의 발길 또한 뜸하다.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걷기 좋다. 가다보면 길 좌측에 출입금지 되어 있는 샛길이 있는데 그쪽길이 원래 주 길인듯 싶다. 그쪽길로는 연지(연못)이 있는데 철새보호지역인가? 해서 아직 방문객은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드디어 도착한 숭릉. 그동안 미공개지역이었던지라 동구릉이 관람객에겐 동팔릉에 다름아니었는데 이제 비로소 동구릉이 된듯 하다. 숭릉은 조선의 18대 왕 현종과 정비 명성왕후의 능이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성황후가 아니다. 명성황후는 고종의 비로 대한제국 선포로 '황후'가 되었고 현종의 비는 명성왕후이다. - 숭릉옆이 훗날 명성황후의 초장지로 결정되어 조성되었던 흔적이 있다한다.)
현종은 병자호란때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던 효종의 아들로 역대 조선의 임금중 유일하게 외국에서 출생한 인물이다.
숭릉은 쌍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 멀리 정자각 뒷편으로 어렴풋이 봉분이 두개 보인다.
홍살문 앞에서 바라본 정자각과 능. 그런데 통상 홍살문 전에 있어야 할 금천교가 보이지 않는다. 효종의 영릉처럼 참도중간에 금천교가 있는 것도 아닌데....
뒤를 돌아보니 이렇게 출입금지 표시가 되어 있다. 이 길이 아마 아까 오는 길 중간에 통행금지 되어 있던 그 길과 연결되는 길인듯 싶다.
숭릉의 정자각이다. 조선왕릉의 정자각중 유일하게 팔작지붕이다.(보물 제 1742호) - 다른 정자각들은 대부분 맞배지붕이다.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의 차이점을 잘 모르면 다른 분의 블로그를 참조... http://blog.daum.net/magpie_kor/7979704 )
쩝...볕 좋은 날이었는데 이 사진은 핸폰으로 찍은거라 사진이 별루 이쁘지 않다.
숭릉의 정자각은 단지 지붕만 팔작지붕인것이 아니라 좌우에 익랑을 두어 그 규모 또한 다른 정자각에 비해 웅장한 느낌이다.
공개를 앞두고 단청을 새로 정비했는지 더욱 화려함을 더 한다. (숭릉의 정자각만 팔작지붕인 것은 당시 중화풍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라 한다. 현종 자신이 청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나는 윗 사진의 좌측 상단이 예감인줄 알았는데 다른 분들의 글을 보니 숭릉은 예감이 3개라는 말이 있다. 실제 사진을 보니 저 둥그란 것 외에 정확한 사각형의 것 하나와 또다른 다소 망가진 사각형태의 것이 하나 더 있다. 근데 정말 세개가 다 예감인지는 모르겠다.
아래는 수복방 터. 비각은 특이하게도 정자각보다 뒷쪽의 능침공간 안쪽에 있다. (관람객이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찍을 수가 없다)
5월 중순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더운 날이었다. 아이들과 잠시 그늘아래 돗자리 깔고 더위를 식혔다. 한참 뒹굴거리다가 자리를 뜰 때 발견한 작은 물줄기. 맑고 시원하여 잠시 손을 담그고 돌아선다.
조용하고 한가로워서 좋았는데....어떤 분들이 축구공을 갖고와서 잔디밭에서 공차기를;;;;;;;;;;;곧 공익요원의 제재를 받고 그만두긴 했지만. 지금은 왕릉에는 놀이기구나 탈 것 등을 가지고 입장할 수 없다. 아이들의 비누방울 놀이도 안된다.
우리 어릴때 소풍와서 뛰어 놀던걸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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